음악형식의 정의와 작품(+서곡, 조곡)
1. 서곡
서곡은 대규모의 악곡이나 오페라에 붙인 서곡과 전혀 독립된 연주회용으로 작곡된 서곡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전자의 서곡 일지라도 바그너 작품에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후의 것은 서곡이라 하지 않고 전주곡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리스트의 교향시에 <전주곡>이라 이름 붙여진 것이 있는데, 이것은 이런 뜻의 전주곡이 아니라 완전히 독립된 작품으로서, 인생의 전주곡이란 뜻에서 붙인 제명입니다.
이에 반해서 보통의 오페라에서는 각 막간에 연주되는 곡을 전주곡 또는 간주곡이라고 부릅니다. 또, 바그너 등의 전주곡은 형식보다는 내용적 요소를 중시해서 그 오페라의 선율이나 분위기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반해, 옛 오페라, 즉 롯시니가 개혁하기 이전의 이탈리아 옛 오페라의 서곡은 거의 대부분이 그저 서곡이라는 이름만 붙였을 뿐, 그 작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별개의 서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다만 평이 좋았다는 이유만으로 서곡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주된 작품은 온데간데없고, 서곡만이 남아서 연주되고 있는 예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옛날 서곡에는 프랑스식과 이탈리아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전자는 륄리(Giovanni Battista Lulli. 1632~1687)에 의해서 창안되어 느리게-빠르게-무곡의 순으로 되어 있고, 후자는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1660~1725)에 의해서 창안되어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고전적 서곡이 근대적인 서곡으로 옮아갔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어 서곡으로서 무의미합니다. 또 독립된 연주회용 서곡은 아주 자유롭게 조류가 바뀌면서 낭만 이후는 표제음악적인 경향을 띄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서곡의 걸작을 들자면 우선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마적> <돈 죠반니>, 베토벤의 가극 <피델리오>를 위한 4개의 서곡(그는 이 오페라를 고쳐 썼기 때문에 전체 4개의 서곡이 생겼으나 최초의 3개는 <레오노레 서곡>이라 불려지고 있다), 슈베르트의 오페라 <로자문데> 서곡,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 마이어베어의 <대관식 행진곡>(이것은 그의 오페라 <예언자>의 서곡이다), 롯시니의 가극 <윌리암 텔> 서곡, 베르디와 바그너의 오페라는 대부분 서곡 대신 전주곡이라 칭하며, 연주회용 서곡으로는 멘델스존이 음악적 화가라는 명칭을 받게 된 <핑갈의 동굴>,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 그리고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등이 있습니다.
2. 조곡
각기 다른 성격을 가졌으나 보통 조가 같고 그 자체로 완결된 기악 악장들을 모은 형태(사전적 의미) 조곡은 원래 몇 개의 무곡을 모은 것인데 17~18세기에 가장 발전했으며, 19~20세기 와서는 소나타보다 작은 형식의 기악 모음곡을 명칭 하게 되었습니다. 조곡은 고전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과는 내포하고 있는 내용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고전적인 것은 무곡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근대적인 것은 보다 더 자유로운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것은 보통, 파반느(pavane,16세기 초엽 이탈리아에서 발생, 17세기 중엽까지 유행했던 궁정무곡으로 2박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중하고 느리다)-가야르드(gaillarde, 16세기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프랑스 무곡. 3박자의 쾌활한 무곡으로 파반느 뒤에 붙여 쓰였다.)-알르망드(allemande, 1550년경에 프랑스에서 비롯된 독일무곡 다소 빠름)-쿠랑트(courante, 프랑스에서 비롯된 3박자의 빠른 무곡) 등을 늘어놓은 것인데 나중에는 여기에 서곡이 첨가되어 알르망드-쿠랑트-지그(gigue, 바로크 시대의 활발한 무곡으로 6박자)로 구성하거나 부레(bourree, 17세기 프랑스에서 비롯된 4박자의 빠른 무곡)나 미뉴엣(Menuett, <작다>는 뜻의 프랑스어, 프랑스의 3부 형식의 느린 무곡이었으나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에 의해서 교향곡 소나타의 악장에 사용되었고, 속도도 빠르게 변하게 됨)-가보트(gavotte, 17세기 프랑스에서 발생한 중간 빠르기의 4박자 무곡)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들 고전적인 조곡으로서 매우 유명한 것은 바흐의 간결한 <프랑스 조곡>과 긴 대위법적 전주곡이 붙어 있는 <영국 조곡> 등인데 이 곡들은 원래 피아노의 전신인 클리 비코드를 위해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그는 관현악곡을 위해 4개의 조곡도 작곡했는데 그중에서도 제3번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근대에 들어서자 새로운 무곡이 태어남과 동시에 조곡에 들어가는 무곡도 왈츠(waltz, 18세기 말경부터 오스트리아 바이에른 지방에 발생한 중간 빠르기의 3/4박자의 무곡, 우리가 잘 아는 비인 왈츠의 명칭은 1811년에 생겨났다)나 폴로네이즈(polonaise, 폴란드의 국민적 귀족 춤곡으로 중간 빠르기의 3박자) 등 새로운 이름의 것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림스키 코르샤코프의 교향 조곡 <세헤라자데>와 같이 <바다와 신드바드의 모험>, <칼란 다르 왕자의 이야기〉,〈젊은 왕자와 왕녀〉,〈바그다드의 축제, 바다, 청동 기사가 있는 바다에서의 난파 등의 이름을 가진 것들도 나왔으며, 그밖에 도테의 극에 붙였던 이름을 따서 조곡으로 만든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입센의 극에서 이름을 딴 그리그의 <페르 킨트>,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근대 작곡가인 쿠르트 바일의 조곡 <서푼짜리 오페라>도 동명의 극에서 이름을 딴 특이한 관악기용의 조곡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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