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교향곡의 대표적 작품(+멘델스존 교향곡 4번, 브람스 교향곡 4번)
1.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도 작곡가의 이탈리아 여행으로부터 시작된 작품입니다. 멘델스존은 여행을 좋아했던 음악가였습니다. 집안 환경도 부유해서 마음껏 여행을 다닐 수 있었기에 그는 일생 동안 세계 각지의 많은 곳에 가볼 수 있었습니다. 멘델스존이 특히 마음에 들어 했던 곳은 이탈리아에서도 로마였다고 하는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탈리아 교향곡’ 역시 멘델스존이 로마에 머물고 있을 당시에 착수된 작품입니다. 멘델스존이 이탈리아 여행 중에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멘델스존이 이탈리아에 얼마나 매혹돼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새로운 힘을 얻어 작곡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교향곡의 많은 부분 작곡이 완성되었는데, 아마 이 작품은 제가 작곡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성숙한 작품이 될 것입니다.”
영감에 가득 찬 상태에서 작곡된 이탈리아 교향곡은 멘델스존의 성숙기 교향곡들 중 네 번째로 출판되어 제4번이란 번호를 얻게 되었으나 작곡 순서로는 세 번째입니다. 멘델스존의 성숙기 교향곡 다섯 곡 중에서도 오늘날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 교향곡은 1833년 5월 13일에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런던에서 이탈리아 교향곡이 초연될 당시에도 영국 언론으로부터 “영감이 번뜩이는 찬란한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밝고 찬란하게 시작하는 1악장의 도입부와 13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의 춤 ‘살타렐로’의 리듬이 소용돌이치는 4악장을 들으면 절로 이탈리아의 밝은 태양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정작 멘델스존 자신은 이탈리아의 음악 자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독일 음악에 비해 지나치게 밝고 논리성이 부족한 이탈리아 음악이 그의 성향에 맞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그는 이탈리아 음악가들이 하이든이나 베토벤 등 독일 관현악 명곡들을 별로 연주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스러워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탈리아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연습하며 독일 음악을 이탈리아에 전파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음악이 너무 어렵다는 단원들의 불평뿐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인들은 독일 음악을 어렵게 생각했고 멘델스존은 이탈리아의 음악이 잡다하다 느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델스존이 걸작 이탈리아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었던 것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경치와 찬란한 날씨 덕분이었습니다.
2. 브람스 교향곡 4번
브람스의 첫 번째 교향곡은 유난히 베토벤의 교향곡을 닮았습니다. 이 곡에서 팀파니는 마치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의 ‘운명’의 동기를 닮은 리듬을 집요하게 반복합니다. 그 때문에 당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이나 지휘자이며 음악평론가인 한스 폰 뷜로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을 가리켜 ‘베토벤의 제10번’이라 불렀습니다. 이후 브람스는 교향곡 두 곡을 더 작곡했는데, 그중 교향곡 2번은 ‘브람스의 전원’, 3번은 ‘브람스의 영웅’에 비유되면서 여전히 베토벤의 교향곡과 유사하다는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교향곡 4번은 진정한 브람스만의 음악이며 아무도 이 교향곡을 베토벤의 작품에 빗대지 않았습니다. 이 교향곡을 채색하고 있는 클라리넷과 비올라의 중음역, 첼로와 호른의 저음역이 강조된 무채색의 사운드, 그 사이사이에 간간히 묻어나는 진한 고독감은 브람스 음악 특유의 깊이를 담고 있습니다.
1885년, 이미 세 곡의 훌륭한 교향곡을 통해 교향곡 작곡가로서의 능력을 입증해낸 브람스는 이제 인생의 말년에 접어들어 자신만의 음악적 깊이를 교향곡에 담아내고자 그의 마지막 교향곡의 작곡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마침내 교향곡 4번이 완성되자 브람스의 옹호자였던 당대의 음악평론가 한슬리크는 이 작품을 가리켜 “어두움의 근원”이라 불렀습니다. 브람스의 단조 교향곡들 가운데 유일하게 피날레에서 장조의 환희로 변하지 않고 단조의 우울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로써 브람스는 ‘어둠에서 광명으로’ 향하는 베토벤 풍의 구도를 버리고 어둠으로부터 비극으로 침잠해가는 자신만의 교향곡 모델을 확립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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